반려동물 유튜브 영상을 보다 보면, 주인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 강아지가 다가와 입술 주변을 집요하게 핥는 장면을 보게 됩니다. 주인이 민망해하며 고개를 돌려도 강아지는 끝까지 따라붙죠.
비반려인의 시선에서는 "강아지가 정말 사람을 좋아하나 보다"라고만 생각할 수 있지만, 이 행동의 뿌리는 수만 년 전 야생 늑대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.

1. "먹을 것 좀 주세요" – 야생의 구걸 본능
강아지의 조상인 늑대 사회에서 새끼들은 사냥을 마치고 돌아온 어른 늑대의 입 주변을 핥습니다.
- 생존 전략: 야생 늑대는 사냥한 고기를 삼켜서 위장에 보관해 옵니다. 새끼들이 어른의 입을 핥으면 자극을 받은 어른 늑대가 소화가 반쯤 된 고기를 게워내 주는데, 이것이 새끼들에게는 최고의 영양식이었습니다.
- 현대의 해석: 오늘날의 강아지들에게도 이 본능이 남아 있습니다. 주인이 맛있는 것을 먹고 있을 때 입을 핥는 것은 "방금 먹은 그 맛있는 것의 정보를 공유해 주세요(혹은 조금만 나눠주세요)"라는 아주 원초적인 구걸의 언어인 셈입니다.
2. "당신을 존경합니다" – 사회적 서열과 인사
입 주변을 핥는 것은 무리 내에서의 '서열'과 '우호 관계'를 확인하는 중요한 사회적 의식입니다.
- 복종과 존중: 하위 서열의 개가 상위 서열의 개에게 다가가 몸을 낮추고 입 주변을 핥는 것은 "나는 당신을 리더로 인정하며, 싸울 의사가 없습니다"라는 평화의 메시지입니다.
- 신뢰의 확인: 주인이 돌아왔을 때 얼굴을 핥는 것은 단순한 인사를 넘어, "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에요. 당신은 여전히 나의 안전한 리더입니다"라는 안도감의 표현이기도 합니다.
3. 정보 수집의 창구: 후각과 미각의 결합
강아지에게 사람의 입 주변은 '정보의 바다'와 같습니다.
- 화학적 탐색: 강아지는 핥는 행위를 통해 주인이 방금 무엇을 먹었는지, 어디에 다녀왔는지, 현재 호르몬 상태(스트레스나 질병 등)는 어떤지 파악합니다. 입 주변의 분비물과 냄새 분자를 직접 맛봄으로써 시각보다 더 정확한 '데이터'를 수집하는 것이죠.
- 옥시토신 분비: 핥는 행위 자체는 강아지의 뇌에서 '사랑의 호르몬'이라 불리는 옥시토신을 분비하게 만듭니다. 정보를 수집함과 동시에 심리적 안정을 찾는 일석이조의 행동입니다.
4. 랜선 관찰자의 사례: "왜 입술만 핥으려 할까요?"
한 영상에서 주인이 립밤을 발랐더니 강아지가 미친 듯이 입술을 핥는 장면이 있었습니다. 주인은 "자기 입맛에 맞나 봐요"라고 웃었지만, 심리학적으로 보면 강아지는 주인의 입에서 나는 '생소한 화학적 변화'에 당황한 것일 수 있습니다. "리더의 냄새가 평소와 달라! 무슨 일이 생긴 거지?"라는 걱정 섞인 확인 작업이었을 확률이 높습니다.
반대로, 주인이 슬퍼서 울고 있을 때 강아지가 눈물과 입 주변을 핥아주는 것은 주인의 슬픈 감정(호르몬 변화)을 감지하고 이를 진정시키려는 '공감적 위로'의 행동으로 해석됩니다.
5. 핥는 행동을 조절해야 할 때
강아지의 핥기는 사랑스러운 행동이지만 때로는 교정이 필요합니다.
- 위생 문제: 강아지의 입안에는 다양한 세균이 있으므로 상처 부위나 점막을 핥게 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.
- 강박적 행동: 소리나 자극이 없는데도 하루 종일 주인의 손이나 발, 입을 핥는다면 이는 애정이 아니라 불안 증세(강박 장애)일 수 있습니다.
- 거부 의사 존중: 강아지가 핥는 것을 주인이 너무 싫어해서 갑자기 밀쳐내면 강아지는 심리적 충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. 조용히 자리를 피하거나 다른 장난감으로 관심을 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.
6. 결론: 뽀뽀보다 깊은 '생존의 유대감'
강아지가 당신의 입을 핥으려 한다면, 그것은 단순한 애교를 넘어 당신을 자신의 '가족이자 생존의 동반자'로 깊이 신뢰하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입니다.
비반려인인 저도 이 행동의 유래가 '늑대의 구걸'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. 무서운 맹수의 본능이 현대에 와서 가장 따뜻한 '인사'로 변모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.
다음에 강아지의 '입술 뽀뽀' 공격을 받게 된다면, 그 속에 담긴 수만 년의 역사와 존경의 마음을 한 번쯤 떠올려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.